실행기능(executive function)은 목표를 세우고 생각과 행동을 조절해 해야 할 일을 끝까지 해내게 하는 인지 기능의 묶음입니다. 할 일을 시작하고 순서를 정하거나, 하던 행동을 멈추고 다른 방법으로 바꿀 때 쓰입니다. 학교생활과 놀이, 대화처럼 여러 요구가 한꺼번에 있는 상황에서 특히 드러납니다.

할 일을 순서대로 준비하는 활동의 예시입니다. 그림 속 인물은 AI로 만든 가상 인물입니다.
실행기능을 이루는 세 가지
등교 준비를 떠올려 보면, 챙길 물건을 기억하고 어떤 순서로 챙길지 정해야 합니다. 눈앞의 장난감에 관심이 가도 하던 준비로 돌아와야 하고, 준비물이 바뀌면 계획도 바꿔야 합니다. 이 과정에는 보통 세 가지 기능이 함께 쓰입니다.
- 작업기억: 지금 할 일에 필요한 정보를 잠시 붙잡아 두고 쓰는 기능입니다.
- 억제 조절: 바로 반응하고 싶은 행동을 참고, 방해되는 자극에 끌려가지 않게 하는 기능입니다.
- 인지적 유연성: 상황이나 규칙이 바뀌면 생각과 행동을 바꾸는 기능입니다.
여기에 계획 세우기, 시간 관리, 하던 일이 잘되고 있는지 점검하는 일까지 넓게 묶어 실행기능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실행기능이 약할 때 보이는 모습
무엇을 해야 하는지는 알아도 시작하지 못하거나, 중간에 순서를 놓치거나, 마무리를 못 하는 모습으로 나타납니다. 어린아이는 옷 입기와 씻기 같은 일상 순서를 따르기 어려워하고, 학령기에는 준비물 챙기기, 숙제 마감 지키기, 계획 세우기에서 어려움이 드러납니다.
실행기능은 어린 시절부터 10대를 거쳐 성인기 초반까지 계속 발달합니다. 과제가 단순할 때는 눈에 띄지 않다가, 학습과 친구 관계에서 요구가 늘어나는 시기에 어려움이 드러나기도 합니다. 그래서 같은 행동이라도 나이와 지금 생활에서 요구되는 수준에 비춰 봅니다.
언어와 실행기능
대화를 하려면 할 말을 정리하고, 상대의 말을 들으며 주의를 유지하고, 상황에 맞게 대답을 바꿔야 합니다. 말을 이해하는 능력과 계획해서 행동하는 능력이 이렇게 맞물려 있어, 언어 평가를 할 때 실행기능을 함께 보기도 합니다.
자신이 무엇을 이해했고 어떻게 하고 있는지 돌아보는 메타인지도 실행기능과 함께 쓰입니다. 하던 방법이 잘 맞는지 돌아보고 다음에는 무엇을 바꿀지 정하는 일이 그 예입니다.
실행기능 평가
정리를 못 하고 집중이 짧다는 이유로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를 진단하지는 않습니다. 평가에서는 어려움이 어떤 상황에서 나타나는지, 발달 과정이 어땠는지, 언어와 다른 인지 기능은 어떤지를 함께 봅니다. 필요하면 언어평가와 심리 또는 신경심리 평가 결과를 맞춰 봅니다.
정해진 검사 과제로는 참기, 바꾸기, 기억하기, 계획하기 능력을 봅니다. 여기에 생활 모습을 관찰하고 부모와 교사의 이야기를 들으면 검사실 밖에서 어디에 도움이 필요한지 알 수 있습니다.
시작과 마무리를 돕는 지원
지원은 준비물 챙기기, 숙제 시작하기, 과제 마치기처럼 아이가 실제로 막히는 활동 하나를 정해서 시작합니다.
- 큰 과제를 작은 단계로 나누고, 끝낸 단계는 하나씩 지워 가게 합니다.
- 그림 일정표와 시간 알림으로 언제 무엇을 시작할지 보이게 합니다.
- 과제를 마칠 시간을 넉넉히 줍니다.
같은 지원을 했을 때 아이가 어디까지 혼자 하고 어디에서 도움이 필요한지 보면서, 학교와 치료실에서 익힌 방법을 집에서도 쓸 수 있게 이어 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