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지적 유연성은 상황이나 요구가 달라졌을 때 생각의 관점과 행동 규칙을 바꾸는 능력입니다. 쓰던 방법을 바꾸어 다른 해결책을 찾거나, 같은 대상을 새로운 기준으로 바라볼 때 관여합니다. 실행기능의 주요 구성 요소 가운데 하나입니다.

같은 블록도 색으로 모을 때와 모양으로 모을 때 적용하는 규칙이 달라집니다.
이 그림의 인물은 AI로 만든 가상 인물입니다.
같은 블록을 다른 기준으로 나누는 상황
빨간 블록과 파란 블록을 색깔별로 모으다가 “이번에는 동그라미와 네모끼리 모으자”라는 말을 들었다고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블록은 같지만 분류의 기준이 색에서 모양으로 바뀝니다. 새 규칙에 맞추려면 방금까지 보던 색보다 지금 중요한 모양에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이런 규칙 전환은 인지적 유연성을 살펴보는 과제에도 등장합니다. 일상에서는 하던 놀이의 규칙이 바뀌거나, 예정했던 방법으로 문제가 풀리지 않아 다른 방법을 찾는 상황과 닮아 있습니다.
새 규칙을 말로 설명하는 것과 실제 분류에 적용하는 것은 과제의 서로 다른 부분입니다. 아이가 “이제 모양끼리 모아야 해”라고 말로는 알고 있어도 손은 이전처럼 색깔별로 움직일 수 있습니다. 연구에서 쓰는 차원 전환 카드 분류 과제가 바로 이 상황입니다. 어린 아이는 색이든 모양이든 한 가지 기준으로는 잘 나누면서도, 기준을 바꾸라고 하면 이전 기준대로 계속 나누는 일이 많습니다. 이때 아이에게 물어보면 이제 무엇으로 나눠야 하는지 정확히 대답합니다. 규칙은 기억하고 있는데, 몸에 밴 기준에서 벗어나기가 어려운 것입니다.
규칙 전환과 관점 전환
실행기능 연구자 아델 다이아몬드는 인지적 유연성을 작업기억, 억제 조절과 함께 핵심 실행기능 세 가지로 꼽고, 앞의 두 능력을 바탕으로 삼기 때문에 가장 늦게 자란다고 설명합니다. 인지적 유연성에는 관점을 바꾸어 보는 능력도 포함됩니다. 물건을 다른 방향에서 바라봤을 때 모습을 떠올리거나, 상대방의 입장에서 상황을 생각해 보는 일입니다. 문제를 풀던 방식이 막혔을 때 새로운 접근을 떠올리는 과정에도 이런 유연성이 관여합니다. 탁자의 쓰임새를 최대한 많이 떠올리거나 동물 이름과 음식 이름을 번갈아 말하는 과제로도 인지적 유연성을 살펴봅니다.
관점을 바꾸려면 이전에 주목하던 정보에서 주의를 옮겨야 합니다. 동시에 새 기준을 잠시 기억하고 그 기준에 맞춰 행동해야 합니다. 그래서 인지적 유연성은 다른 실행기능과 함께 작동합니다. 작업기억은 지금 적용할 정보를 붙잡아 두고, 억제 조절은 익숙한 반응을 잠시 멈춥니다.
발달 중인 능력과 그날의 조건
아이는 실행기능을 키울 바탕을 갖고 태어나고, 이 능력은 청소년기를 지나 성인 초기까지 자랍니다. 아이는 주변 사람과 상호작용하고 여러 상황을 경험하면서 규칙을 따르고 바꾸는 능력을 키워 갑니다. 익숙한 놀이에서 잘 바꾸던 규칙도 새로운 장소나 더 복잡한 활동에서는 어려울 수 있습니다.
같은 아이라도 피곤하거나 잠을 설친 날, 주변에 눈길을 끄는 것이 많은 곳에서는 규칙을 바꾸기 더 어려워합니다. 새 규칙을 말로 충분히 알아들었는지도 결과를 크게 좌우합니다.
활동이 바뀔 때마다 힘들어한다면
놀이를 끝내고 밥을 먹으러 가거나, 같은 놀이인데 규칙만 바뀌는 순간마다 아이가 크게 힘들어하는 일이 반복될 수 있습니다. 이럴 때는 어떤 활동에서 그랬는지, 설명을 들은 뒤에도 같은 규칙을 계속 썼는지, 옆에서 도와주면 어떻게 달라졌는지 적어 두었다가 상담 때 가져가면 좋습니다.
조용한 검사실에서 하는 과제와 집이나 교실에서 필요한 능력은 차이가 있어서, 평가에서는 과제 결과와 함께 보호자와 교사가 본 모습도 듣습니다. 나이와 언어 이해 수준까지 맞춰 본 뒤 설명 방식과 환경 조정, 필요한 지원을 정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