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제 조절

억제 조절은 바로 떠오르는 행동이나 반응을 잠시 멈추고, 지금 상황에 맞는 반응을 선택하는 능력입니다. 말하고 싶을 때 상대의 말을 기다리거나, 눈에 띄는 자극에서 주의를 거두고 하던 일에 집중할 때 관여합니다. 이 힘이 약하면 충동, 몸에 밴 습관, 눈앞의 유혹에 이리저리 끌려다니기 쉽습니다.

공놀이에서 시작 신호를 기다리는 아이

바로 움직이고 싶은 상황에서 신호를 기다리는 데 억제 조절이 관여합니다.

이 그림의 인물은 AI로 만든 가상 인물입니다.

움직이기 직전에 필요한 멈춤

공놀이에서 시작 신호가 나오기 전에 공을 굴리고 싶어질 수 있습니다. 신호를 들은 뒤에 굴리는 규칙이라면 그 순간까지 기다려야 합니다. 하고 싶은 반응을 잠시 붙잡아 두는 과정에 억제 조절이 관여합니다. 순서를 기다리거나 상대방의 질문이 끝난 뒤 대답하는 상황에서도 비슷한 조절이 필요합니다.

억제 조절은 이미 하려던 행동을 멈추는 상황에서도 작동합니다. 움직이려는 순간 멈춤 신호가 나오면 예정한 행동을 보류해야 합니다.

억제 조절을 살펴보는 대표적인 과제는 두 가지입니다.

  • 고-노고 과제: 대부분의 그림에는 버튼을 누르고, 정해진 그림이 나올 때만 누르지 않습니다. 어떤 자극에 반응할지 고르는 힘을 봅니다.
  • 정지 신호 과제: 버튼을 누르려는 순간 멈춤 신호가 나오면 누르던 손을 멈춥니다. 이미 시작한 반응을 거두는 힘을 봅니다.

주의를 어디에 둘지 고르는 과정

실행기능 연구자 아델 다이아몬드가 2013년에 낸 종설은 억제 조절을 두 갈래로 나눕니다. 유혹을 참고 충동적으로 행동하지 않는 자기통제, 그리고 방해되는 자극과 생각을 걸러 내는 간섭 조절입니다. 앞 절의 기다리기가 자기통제라면, 이 절에서 다루는 주의 조절은 간섭 조절에 가깝습니다.

억제 조절은 몸의 움직임 외에 주의와 생각에도 관여합니다. 옆에서 장난감이 움직이거나 소리가 들리면 자연스럽게 그쪽으로 눈과 귀가 향합니다. 그 순간 지금 듣고 있는 설명으로 주의를 다시 모으려면 다른 자극에 끌리는 반응을 조절해야 합니다.

하고 싶은 말이 떠올라도 상대의 이야기를 끝까지 듣는 일, 화가 났을 때 바로 손이 나가기 전에 한 박자 쉬는 일에도 같은 조절이 쓰입니다.

작업기억, 인지적 유연성과 함께 쓰는 능력

억제 조절은 작업기억, 인지적 유연성과 함께 실행기능의 세 기둥으로 꼽힙니다. 줄을 서서 미끄럼틀 차례를 기다리는 아이를 떠올려 보면 셋이 한꺼번에 쓰입니다. 누구 다음이 자기 차례인지 기억하는 일은 작업기억, 앞으로 끼어들고 싶은 마음을 누르는 일은 억제 조절, 친구가 순서를 바꾸자고 할 때 새 순서를 받아들이는 일은 인지적 유연성입니다.

기다리기가 유독 어려운 아이

어린 아이가 오래 기다리지 못하는 것은 흔한 일이고, 이 힘은 자라면서 늘어납니다. 같은 종설에는 어린 아이에게 대답하기 전 잠깐 기다리도록 도와주기만 해도 억제 조절 과제 성적이 좋아진 연구들이 여럿 소개돼 있습니다. 고-노고 과제처럼 버튼을 눌러야 하는 과제에서도, 낮과 밤 그림을 반대로 말하는 과제에서도 같은 결과가 나왔습니다.

신호 전에 뛰어나가거나 대화 중 끼어드는 일이 집과 어린이집 모두에서 계속되고 생활에 지장을 준다면 상담을 받아 볼 수 있습니다. 상담 때는 어떤 자극 앞에서 기다리지 못했는지, 몇 초쯤 기다릴 수 있었는지, 무엇을 해 주었을 때 나아졌는지 알려 주면 평가할 때 그대로 참고합니다.

위로 스크롤